"세상은 우리를 잊었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2025년의 끝자락, 미얀마의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에 가려진 사이, 미얀마 군사정권은 사실상 붕괴 직전에 몰렸습니다. 하지만 그 틈새로 새로운 혼란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2025년 미얀마 현지 상황을 깊이 있게 파헤쳐 봅니다.
1. 전황 분석: 수도 네피도, 포위되다
2021년 쿠데타 이후 4년이 흐른 지금, 미얀마의 지도는 완전히 다시 그려졌습니다. 2023년 말 시작된 '1027 작전'은 2025년 내내 파상공세로 이어졌습니다. 현재 군사정권(SAC)이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지역은 전체 국토의 40% 미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북부 샨주(Shan State)의 주요 교역로가 소수민족 무장단체(EAO) 연합군에 의해 완전히 장악됨. 중국과의 국경 무역이 저항군의 손에 들어감.
민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이 드론 부대를 앞세워 만달레이 외곽까지 진격. 공군 기지에 대한 타격 성공.
수도 네피도(Naypyidaw)로 향하는 주요 보급로 차단. 군부 내부의 탈영병 급증으로 전선 유지 불가능 상태 도달.
군부는 공군력을 이용한 무차별 폭격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지상군 병력 부족이 심각합니다. 특히 라카인 주(Rakhine State)에서는 아라칸 군(AA)이 사실상의 자치 정부를 수립한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군사정권의 붕괴는 시간 문제이며, 이제는 '붕괴 이후'의 혼란을 걱정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읍니다.
"이제는 군부가 우리를 두려워합니다. 그들은 하늘(공군)만 믿고 있지만, 우리는 땅과 사람을 얻었습니다." – PDF(시민방위군) 만달레이 지부장 인터뷰 중
2. 경제 붕괴: 1달러에 6,000짯?
내전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밥상 물가입니다. 미얀마 화폐인 '짯(Kyat)'의 가치는 휴지 조각이 되었습니다. 2021년 쿠데타 이전 1달러당 1,300짯 수준이던 환율은 2025년 말 현재 암시장 기준 6,000짯을 돌파했습니다.
전기가 없는 수도 양곤
과거 '동남아의 정원'이라 불리던 양곤조차 하루 전력 공급 시간이 4시간 미만입니다. 공장은 멈춰 섰고, 인터넷은 수시로 차단됩니다. 군부는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수입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어, 필수 의약품과 연료 부족이 심각합니다.
시민들은 '지하 경제'로 생존하고 있습니다. 태국 바트화나 중국 위안화, 그리고 USDT(테더) 같은 암호화폐가 실질적인 거래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NUG가 발행한 '봄 복권(Spring Lottery)'이나 디지털 채권이 저항군의 자금줄이자 시민들의 투자처가 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왜 경제가 무너졌나?
군부의 무능력한 정책, 서방의 제재, 그리고 국경 무역로가 저항군에게 넘어가면서 관세 수입이 0에 수렴했기 때문입니다. 군부는 돈을 찍어내는 것 외엔 방법이 없습니다.
3. 강제 징집령 1년 후, 청년들의 선택
2024년 초 군부가 발동한 '강제 징집령'은 오히려 독이 되었습니다. 징집을 피하기 위해 수많은 청년들이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탈출하거나, 아예 PDF(시민방위군)에 입대해 총을 들었습니다. 2025년 현재, 군부의 신병 훈련소는 텅 비었거나 강제로 끌려온 의욕 없는 병사들뿐입니다.
- 태국으로의 엑소더스: 매솟(Mae Sot) 국경 도시는 미얀마 난민과 청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 브레인 드레인: 의사, 엔지니어 등 전문직 청년들이 대거 이탈하며 사회 시스템이 마비되었습니다.
- 내부 붕괴: 강제 징집된 병사들이 전선에서 집단 투항하며 저항군에 무기를 헌납하는 '배달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4. 커뮤니티의 목소리: 절망과 희망 사이
검열을 피해 VPN을 사용하는 미얀마 네티즌들은 Reddit(r/Myanmar)이나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에서 생생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2025년 12월, 그들의 반응을 모아봤습니다.
"군인들이 시장에서 상인들에게 돈을 뜯는 걸 봤다. 예전엔 위압적이었는데, 지금은 그들도 배고파 보인다. 그들의 눈에서 공포가 보인다. 끝이 머지않았다."
"솔직히 군부가 무너진 후가 더 걱정이다. 수십 개의 무장단체를 NUG가 통제할 수 있을까? 리비아처럼 되지 않으려면 연방제 합의가 정말 중요하다."
5. 결론: 미얀마의 2026년은?
2025년은 미얀마 군사정권의 '몰락의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하지만 몰락이 곧 평화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군부가 사라진 권력의 공백을 누가, 어떻게 채울 것인가가 2026년의 화두가 될 것입니다.
국제사회, 특히 아세안(ASEAN)과 중국의 역할이 중요해졌습니다. 중국은 이미 저항군 측과 접촉하며 '포스트 군부' 시대를 준비하는 모양새입니다. 우리도 이 잊혀진 전쟁에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미얀마의 봄은 멀지 않았지만, 그 봄이 따뜻할지, 아니면 또 다른 혼란의 폭풍일지는 지금부터의 관심에 달려 있습니다.
"전기가 하루에 2시간 들어온다. 냉장고는 이미 수납장이 된 지 오래야. 하지만 들려오는 전선 소식은 희망적이다. 네피도가 함락되면 전기도 돌아오겠지? 제발 그렇다고 말해줘."